사시란 무엇입니까?
사시(斜視, strabismus, squint, lazy eye)란 두 눈이 똑바로 정렬되어 있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즉, 어떤 물체를 주시(注視)할 때 한 눈의 시선은 그 물체를 향해 있으나 다른 눈은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말합니다. 그러나 두 눈의 정렬이 정상이더라도 겉으로 보기에는 사시인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가성사시(假性斜視. pseudo-strabismus)’라고 하며 병적인 상태가 아니라 정상입니다.
<그림1> 사시
그림설명: 우안은 정면을 주시하고 있으나 좌안은 안으로 몰려 있습니다. 두 눈의 각막에 맺히는 빛반사의 위치가 우안은 가운데이나 좌안은 바깥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그림2> 가성사시
그림설명: 양안 모두 정면을 잘 주시하고 있습니다. 좌안이 안으로 몰려 보이지만 양안의 각막에 맺히는 빛반사의 위치가 모두 가운데에 있습니다.
사위(斜位, phoria)는 다른 말로 ‘잠복사시(潛伏斜視, latent tropia)’라고도 합니다. 이는 사시가 있더라도 평상시에는 두 눈이 똑바로 정렬되어 있으나 한 눈을 가리는 등의 방법으로 두 눈이 정렬되도록 하는 기능을 방해하면 가지고 있던 사시가 발현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사시는 태어날 때부터 생길 수도 있고 커가면서 발생하기도 하며 심지어는 성인이 되어서 생기는 수도 있습니다. 사시는 전 인류의 약 4%에서 발생한다고 하며, 소아에서는 연구에 따라 2-4%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국내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교 1학년 소아에서 사시의 발생빈도는 약 3.6%라고 보고 되었습니다.
소아에서 사시를 빨리 발견하여 교정해야 하는 이유는 그 모양도 문제이지만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점은 약시가 초래되어 일찍 치료를 받지 못하면 영원히 시력이 회복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쪽 눈만 항상 돌아가 있으면 그 눈은 시력이 나쁘다고 단정하여도 틀림이 없습니다.
눈은 외부의 물체를 보고 그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눈이 두 개인 이유는 물체나 대상을 입체적으로 보고 거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한 눈을 가리고 세상을 보면 시야가 좁아짐은 물론 거리감각이 없어져 불편함을 금방 느끼실 것입니다. 이와 같이 눈을 각각 사용하지 않고 하나인 것처럼 사용하는 능력을 양안시 기능이라고 하며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으나 사시가 있으면 그 기능이 발달되지 못합니다. 만일 사시가 2-5세 경에 발생한다면 그 환아에서 각각의 눈이 서로 다른 물체를 보게 되고 전혀 다른 두 개의 상이 뇌로 전달되어 완전히 다른 물체가 겹쳐 보이는 시각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하나의 상이 동시에 서로 다른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복시 현상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환아는 시각혼란과 복시를 해소하기 위해 한 쪽에서 들어오는 상을 무시하게 되며 따라서 물체를 입체적으로 느끼게 하는 양안시 기능을 포기하게 됩니다. 나아가 사시가 된 눈의 사용조차 포기하게 되어 약시까지 초래됩니다. 이를 방치하는 경우 성인이 되어서 안경을 쓰거나 렌즈 혹은 수술을 하더라도 시력이 나오지 않으며, 한 눈으로만 보는 상태가 되어 입체적인 거리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따라서 소아에서 사시가 있는 경우 이를 빨리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은 시력과 삶의 질을 위해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사시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사시의 분류는 원인에 다른 분류, 모양에 따른 분류, 발병양상에 따른 분류 등 그 기준이 매우 다양합니다. 이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선천성, 유아성, 후천성
선천성(先天性)은 태어날 때부터 발생한 경우이고, 유아성(乳兒性)은 생후 6개월 이내에 발생한 경우, 후천성(後天性)은 그 이후에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2) 내사시, 외사시, 상사시, 하사시
내사시(內斜視, esotropia)는 눈이 안으로 몰리는 경우, 외사시(外斜視, exotropia)는 눈이 밖으로 나가는 경우, 상사시(上斜視, hypertropia)는 눈이 위로 올라가는 경우, 하사시(下斜視, hypotropia)는 눈이 아래로 내려가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 중 내사시와 외사시를 수평사시라고 하며 상사시와 하사시는 수직사시라고 합니다.
3) 일차성, 이차성
일차성(一次性)은 원인을 알 수 없이 발생한 경우를 말하며 대부분의 사시는 일차성입니다. 이차성(二次性)은 한 눈이 실명되어 생기는 감각사시(感覺斜視, sensory strabismus)나 수술 후에 발생하는 속발사시(續發斜視, consecutive strabismus)를 말합니다.
4) 마비사시, 비마비사시
마비사시(痲痺斜視)는 신경핵, 신경, 혹은 근육자체의 명확한 마비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외상이나 뇌출혈, 뇌경색, 신경 질환, 근골격 질환 등에 의해 발생하며 주시 방향과 주시안에 따라 사시의 정도가 달라지는 비일치성(非一致性)의 특징이 있습니다. 마비에 의해 발생한 경우가 아닌 사시는 모두 비마비사시(非痲痺斜視)라고 합니다.
5) 조절성, 비조절성
조절(調節, accommodation)은 근거리를 볼 때 눈에 있는 모양체근이라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수정체가 두꺼워져 굴절력이 상승하고 눈이 안으로 모이며 동공이 작아지는 생리적 현상을 말합니다. 이 조절기능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사시는 조절성(調節性)이라고 말하며 소아에서 원시와 연관되어 나타나는 조절내사시가 대표적입니다. 조절과 관계없으면 비조절성(非調節性)이라고 합니다.
6) 항상성, 간헐성
항상성(恒常性, constant)은 사시가 항상 발현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에 비해 간헐성(間歇性, intermittent)이란 때때로 사시가 되는 상태를 말하며 대표적인 경우는 우리나라 소아에서 가장 흔한 간헐외사시 입니다.
사시는 어떻게 진단합니까?
사시의 진단은 자세한 병력 청취와 주관적 증상, 객관적 검사 소견 등을 종합하여 진단하게 됩니다. 특히 사시 환자의 검사는 시력, 굴절이상의 측정, 안구운동기능검사, 감각기능검사, 세극등 현미경 검사, 안저 검사 등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을 통해 진단이 이루어지는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따라서 사시의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안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안과전문의에게 맡겨야 하며, 특히 그 중에서도 사시를 전공으로 하는 사시 전문의가 바람직합니다.
1) 병력
자세한 병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진단을 위한 대부분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합니다. 병력을 통해 다음과 같은 단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언제 처음 사시를 발견하였는가? (발생시기)
항상 눈이 돌아가는가? 때때로 돌아가는가? (항상성/간헐성)
한 눈만 돌아가는가? 교대로 돌아가는가? (외눈사시/교대사시)
하루 중 사시각의 변화가 있는가?
햇볕에서 유난히 눈부셔하는 증상이나 한 눈을 감는 증상이 있는가?
TV를 보거나 책을 볼 때 머리를 기울이거나 얼굴을 돌리는 증상이 있는가? (이상두위)
턱을 들고 보거나 턱을 내리고 보는가?
눈의 흔들림이나 머리의 흔들림이 있는가?
복시가 있는 경우 한눈으로 볼 때 복시가 없어지는지의 여부와 복시의 종류, 복시가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안위, 복시가 가장 적은 안위는?
가족 중에서 사시인 사람이 있는가? (가족력)
산모의 질환이나 임신 중 문제 혹은 출산할 때 문제는 없었는가?
외상, 감기, 열성경련, 전신질환, 과거에 안대를 사용한 병력, 수술여부, 선천성 이상 등의 과거력
2) 증상
사시의 증상은 사시 자체와 동반된 이상에 의해 나타납니다. 사시 자체에 기인하는 증상은 소아와 성인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아에서 생긴 사시는 대뇌에서 이로 인한 감각이상을 억제하거나 적응하는 여러 기전이 작용하여 복시가 나타나지 않으나 성인에서는 이러한 보상기전이 없어서 급성으로 사시가 생긴 경우 복시를 호소합니다. 대신 한쪽 눈을 많이 찡그리거나 깜박여서 그 눈으로 들어오는 상을 흐리게 만들어 복시를 덜 느끼려는 보상기전을 보입니다.
사시가 있는 소아에서 흔하게 보이는 증상 중의 하나는 눈부심 증상입니다. 특히 간헐외사시 환아는 야외에서 한 눈을 심하게 찡그리거나 눈부셔하는 증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눈부심의 원인은 사시 이외에도 많기 때문에 이 증상만으로 사시를 진단할 수는 없고 사시를 의심할 수 있는 여러 증상 중의 하나이므로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눈피곤증도 사시 환자에서 생길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특히 사위나 간헐성 사시 환자는 눈피로를 많이 호소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시력저하, 흐려보임, 떨림보기 등의 증상이나 증상의 일중변동, 그리고 두통, 구토, 마비증상 등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3) 검사
사시의 검사는 거의 모든 안과 검사를 필요로 합니다. 눈의 구조적 이상이 있는지 알기 위한 검사가 필요하며 기능적 이상이 있는지 알기 위해 시력검사, 운동기능검사, 감각기능검사 등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시의 종류와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외래를 여러 번 방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시의 검사는 환자가 검사실을 들어오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환아의 전신적 생김새와 걸음걸이, 얼굴모양, 이상 두위 유무 등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다음의 검사를 시행합니다.
1. 시력검사
영유아의 경우 물체를 주시하고 따라보는 기능이 좋은지 관찰합니다.
다양한 시표를 이용하여 시력을 측정하고 동반된 시력저하, 약시 유무 등을 검사합니다.
2. 굴절검사
정확한 검사를 위해 안약으로 조절기능을 마비시켜 굴절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절내사시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아트로핀이라는 안약을 집에서 3일간 점안한 뒤 외래를 방문하여
굴절검사를 합니다.
3. 사시검사
사시의 유무는 눈가리개를 이용하여 검사를 하게 되는데 한 눈을 가렸다가 떼면서 그 눈의 움직임이 있는지
반대쪽 눈의 움직임이 있는지 검사를 합니다.
영유아의 경우 각막반사나 안저반사를 이용하여 사시가 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시가 있는 경우 프리즘을 이용하여 사시의 정도를 측정합니다.
4. 운동기능검사
한 눈 움직임과 두 눈 움직임의 범위를 측정하고 양안의 정도를 비교하여 눈운동의 제한이나 기능항진이
있는지 검사합니다. 이는 특히 마비사시의 검사에서 중요합니다.
눈모임과 눈벌림 기능을 검사합니다.
5. 감각기능검사
복시 유무와 회선복시의 검사
억제나 이상망막대응과 같은 감각이상 유무
입체시 기능 검사
6. 기타 검사
세극등 현미경 검사
안저검사
시신경검사
사시는 어떻게 치료합니까?
사시의 치료목적은
첫째, 양안의 시력을 정상적으로 발달하도록 도와주며
둘째, 두 눈의 정렬을 바르게 하며
셋째, 양안시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있습니다.
사시의 치료는 그 원인과 종류에 따라 달라집니다. 안과의사는 철저한 안과검사 후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을 알려드릴 것입니다. 그 방법으로는 안경교정, 한눈가림법, 수술, 보톡스 주사 또는 여러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시의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동반의 약시의 교정입니다. 사시를 치료하여 두 눈의 정렬이 올바로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모든 치료가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시력의 발달에 대한 경과관찰 및 동반된 약시의 교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예후가 나쁘고 사시가 재발될 위험이 커집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부모님의 이해와 치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됩니다.
1) 한눈 가림법
사시의 치료에서 한눈 가림법은 약시가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 이를 치료하기 위해 처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사시 자체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일시적인 방법으로 처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성인의 마비성 사시에서 복시를 호소하는 경우 이를 해소하고 눈을 운동시키기 위해 처방합니다.
2) 안경교정
안경사용을 권하는 경우는 시력을 회복하는 외에 안경 자체가 사시를 없애는 치료제가 된다고 생각되거나 아니면 될지 안될지를 검사하고자 할 때입니다. 또한 안경은 사시가 진행되는 것을 억제하거나 사시 수술 후 재발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원시로 인한 조절내사시의 치료는 안경교정이 원칙입니다. 안경을 쓰고 있는 동안은 사시가 나타나지 않고 안경을 벗으면 사시가 나타나지만 안경만 잘 쓰고 있게 되면 원시의 양이 점차 감소하여 없어지게 되고 이에 따라 사시도 없어지게 됩니다.
사시의 종류에 따라 이중초점안경이나 프리즘안경 등의 특수안경이 처방 되기도 합니다.
3) 수술
수술을 권하는 경우는 모양과 양안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안경 등으로 치료가 안되고 수술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되었을 때입니다. 수술로 빨리 두 눈의 위치를 바로 잡아주어 정상인과 같은 기능을 갖도록 해주자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수술 시기는 꼭 언제 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습니다. 사시의 종류에 따라 그 시기가 다르고 또한 환자 개개인에 따라 수술이 필요한 시기는 틀립니다.
소아의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 위해 전신마취가 필요합니다. 전신마취를 하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말이 있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말입니다. 마취기술이 발달되어 전신마취를 하더라도 매우 안전하며 교통사고로 다칠 가능성보다 매우 적습니다. 청소년이나 성인의 사시 수술은 국소마취와 정맥마취를 통해 시술이 이루어집니다.
수술은 외안근을 강하게 하거나 약하게 하는 방법으로써 내사시의 경우 내직근(눈을 안으로 잡아당기는 근육)을 약하게 하고 외직근(눈을 밖으로 나가게 하는 근육)을 강하게 하여 안으로 몰린 눈을 똑바로 하여 줍니다. 외사시의 경우는 내직근을 강하게 하고 외직근은 약하게 하여 밖으로 나간 눈을 바로 잡아줍니다. 사시 수술은 안구를 꺼내어 하는 수술이 아니라 눈을 덮고 있는 결막을 작게 절개를 하고 들어가 안구 겉에 붙어 있는 근육을 수술합니다. 절대 눈 속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어느 눈을 수술할 것인가, 어느 근육을 수술할 것인가, 또 얼마만큼 수술할 것인가는 상황에 따라 안과의사가 결정하며 수술 전에 이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 드릴 것입니다.
4) 보톡스 주사
최근 마비사시와 일부의 사시에서 보톡스 주사를 이용하는 치료방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수술을 꺼리는 사람에서 수술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그 효과가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고 효과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